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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시리즈의 놀라운 흥행
고물가 시대에 영화표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극장을 찾는 관객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대부분의 관객들은 정말 검증된 영화가 아니면 영화관을 찾아가지 않거나 대부분 OTT를 통해 영화 콘텐츠를 감상한다. 말 그대로 영화산업의 암흑기이다.
그런데 최근 한국 영화계에 재밌는 현상이 있다. 바로 침체되어 있는 영화시장에 영화 '범죄도시'가 떴다 하면 무서울 정도의 속도로 흥행열기가 뜨거워진다는 것이다. 가장 최근 개봉한 '범죄도시 4'의 흥행 속도를 보면 가히 경이로울 정도이다. 영화 파묘의 흥행 이후 잠잠해졌던 영화 시장에 지난 수요일 범죄도시 4가 개봉하면서 다시 활력이 살아났을 정도이다. 범죄도시 4는 개봉 단 5일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섰고, 그날 오후 400만 명을 돌파했다. 이건 범죄도시 4만의 현상이 아니다. 이미 1편을 시작으로 범죄도시 시리즈는 검증된 흥행 수표가 되었다. 68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범죄도시 1을 필두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극장가를 다시 활성화시켜 준 범죄도시 2의 흥행기록은 무려 1260만 명 이상, 이어서 다음 해 개봉한 범죄도시 3 또한 가볍게 천만 명을 넘겼다. 현재 범죄도시 4의 흥행 속도만 본다면 4 또한 당연히 천만 명을 넘기는 게 당연시될 정도이다.
영화 범죄도시는 어떠한 매력을 가지고 있기에, 이렇게 수많은 한국 관객들의 마음을 훔칠 수 있었을까? 이 시리즈는 다른 영화들과 어떻게 다른지, 왜 이렇게 많은 관객들을 끌어들이지에 대한 분석을 통해, '범죄도시'만의 독특한 매력을 이글에서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다.
범죄도시만의 특별한 매력
영화 범죄도시는 장르의 측면에서는 새로운 얼굴은 아니다. 2000년대 한국영화의 흥행을 주도한 '조폭영화의 변형'이기 때문이다. 이런 장르의 작품들은 계속해서 많이 쏟아졌고 수준이 낮은 작품들 또한 정말 많이 존재한다. 이렇게 우리에게 익숙한 영화인 범죄도시는 어떤 매력이 있기에 꾸준한 인기를 누릴 수 있었을까? 이 영화가 다른 경쟁작들을 압도하는 특징을 알아보도록 하자.
첫 번째는 마동석이라는 배우의 매력이 주는 영향력이다. 배우 마동석은 '마석도'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매우 강인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는 단순히 강인함만을 보여주는 캐릭터가 아니라 작품 내 유머러스함을 살려 큰 웃음을 선사한다. 또한 그는 자신의 경력을 살려 영화 속 액션 장면들에 생동감과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이제 마동석이라는 인물이 가지는 캐릭터는 단순히 강해 보이는 캐릭터가 아니라 마치 마블 영화의 히어로들이 우리에게 선사했던 기쁨과 감동을 전달해 주는 캐릭터라고 말할 수 있다.
두 번째는 흥미롭고 매력적인 악당의 존재입니다. 어쩌면 범죄도시에서는 선역의 캐릭터보다, 악역의 매력에 빠져 영화를 감상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악역의 디테일에 신경을 씁니다. 거기에 매번 그들이 내뱉는 시그니처 대사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패러디 요소로 사용됩니다.
범죄도시 1편의 악당이자 최종 보스로 나온 장첸이라는 인물은 하얼빈에서 아주 유명한 조직폭력배로 특이한 연변사투리를 구사합니다. 그는 극도의 악랄함을 가지고 있는 인물로 사람을 난도질하고, 입에 담기 어려운 끔찍한 범죄들을 아무렇지 않게 행하는 인물입니다. 그의 특이한 말투 덕분에 아직까지도 패러디로 회자되고 있으며, 단순히 악랄함만 가진 악역이 아닌 뛰어난 카리스마와 상황 대처 능력을 가진 매력적인 악역입니다.
윤계상의 연기는 정말 찰떡이었다.
범죄도시 2편의 메인 빌런은 강해상으로 그는 마체테와 단검을 휘두르는 체격이 좋은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단순히 그의 무력을 역대 메인 빌런들과 비교하자면 전투력 면에서 가장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공격을 피격당하여도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는 무시무시한 맷집의 소유자입니다.(그가 마약중독자라 통증을 잘 못 느끼기에 이게 가능하다) 거기에 엄청나게 민첩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마체테등의 흉기들을 순식간에 휘두릅니다. 마석도의 강력함에도 1:1로 맞서 쓰러지지 않는 좀비 같은 생명력을 보여주는데 정말 인상적입니다. 그는 1편의 장첸보다는 리더십은 떨어지지만 뛰어난 행동력과 맷집으로 더 무서운 빌런으로 평가받습니다.
배우 손석구는 이 영화를 통해 최고의 전성을 맞았다. 영화내의 그의 명대사 "너 납치된 거야."는 덤.
범죄도시 3편에서의 빌런은 그동안의 빌런들과는 달리 야쿠자와 손을 잡은 비리경찰 주성철을 메인 빌런으로 삼았습니다. 그는 그동안 뛰어난 무력을 가지고 있었던 장첸이나 강해상과 비교하면 지능범에 가깝기에 무력적인 부분은 크게 눈에 띄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뛰어난 지략으로 마석도의 수사를 교묘하게 대처해 빠져나가고 오히려 그것을 역이용하는 모습까지 보여줍니다. 현실에 있을법한 빌런으로 주인공 마석도에게는 사실상 가장 치명상을 입힌 빌런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패경찰이라는 흥미로운 설정을 가지고 작품 속에 이를 효과적으로 녹여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기에 앞서 나온 메인 빌런들보다는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많이 받습니다.
주성철이라는 캐릭터는 아쉬웠지만 배우 이준혁의 연기는 훌륭했다.
마지막으로 최근에 개봉한 4편에서의 메인 빌런인 백창기는 무려 특수부대에서 근무하고 용병 생활까지 한 인물입니다. 제작사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가장 잘 싸우는 빌런이라 언급한 만큼 그는 신의 경지에 이를 정도의 전투능력을 보여줍니다. 그는 동남아 격투기를 포함하여 수준급의 칼솜씨로 적들을 순식간에 제압합니다. 작중 최강으로 나오는 마석도와 사실상 동급이라 취급될 정도의 능력을 보여준 데다 작품 내에서는 다른 빌런들은 하지 못했던 목적 달성까지 성공합니다. 4편의 메인빌런이 이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앞으로 범죄도시 시리즈가 계속해서 나온다면 과연 얼마나 더 강력하고 무서운 빌런이 나올지 기대가 됩니다.
김무열의 폭풍간지 액션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범죄도시의 인기 이유 세 번째는 영화의 제작진이 시대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다는데 있습니다. 영화에서 소재로 사용되는 범죄들은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만한 현대적인 문제들입니다. 대중들의 사회적 관심사를 빠르게 파악하여 반영하는 노력은 영화의 매력을 한층 더 상승시켜 줍니다.
이 시리즈가 갖고 있는 독특한 매력과 지속적인 인기의 비결은 단순히 하나의 요소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강렬한 액션, 생생한 캐릭터 묘사, 그리고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적절히 사용함으로 발견할 수 있는 심도 있는 메시지, 이 모든 것이 잘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이겠죠.
2024년 5월 16일 기준으로 범죄도시4 마저 천만을 돌파했습니다. 한국 영화 시리즈물 최초로 무려 3편의 영화가 천만을 돌파는 금자탑을 쌓았습니다. 과연 범죄도시 4가 얼마나 남은 상영 기간 동안 관객을 얼마나 더 불러모을지 기대가 되는군요.
침체되어 있는 영화산업에서 범죄 도시 시리즈는 이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범죄도시가 보여주는 장르의 진화와 관객들이 가지는 만족은 앞으로의 영화산업에 좋은 본보기가 될 것입니다. 영화 산업이 관객들과 함께 성장하며 더욱더 좋은 영화를 많이 만들 수 있게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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