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이누가미 일족(1976) 기묘한 가족의 끔찍한 비극
●위 포스터의 장면은 많은 일본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패러디 되는 유명한 장면이다.
일본의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
1976년 일본에서 개봉한 영화 '이누가미일족'(犬神家の一族, Inugami-ke no Ichizoku)은 일본 추리 영화 장르에서 큰 족적을 남긴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영화감독 이치카와 곤이 연출하였습니다. 이 작품은 일본 추리소설의 거장 '요코미조 세이시'의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 중 10번째 작품인 '이누가미 일족'을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일본 추리 만화나 소설을 좋아한다면 '긴다이치 코스케'라는 이름이 굉장히 익숙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져 있는 '소년탐정 김전일'(긴다이치 소년의 사건부)에서 김전일의 할아버지로 나오는 인물이 바로 긴다이치 코스케입니다. 일본 추리 문학에서는 셜록 홈스와 견줄만한 인기를 자랑하는 이 캐릭터는 수십 년 동안 큰 사랑을 받아 왔으며 다양한 창작물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긴다이치 코스케를 창조한 '요코미조 세이시'는 일본의 전설적인 미스터리 작가로, '마쓰모토 세이초'와 함께 일본 추리 문학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요코미조의 킨다이치 시리즈는 전통적인 방법의 추리 요소와 일본의 독특한 분위기를 결합하여 일본 추리 탐정소설의 기반을 닦았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영화 '이누가미 일족'은 개봉한 해에 일본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익을 기록하며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의 인기를 크게 끌어올렸고 그 결과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수많은 속편이 나오며, 폭발적인 요코미조 세이시 신드롬을 불러일으킵니다.
어느 한 마을의 기묘한 가족(줄거리+결말)
이 이야기는 이누가미 가문의 가장인 이누가미 사헤이의 죽음을 통해 시작됩니다. 사헤이는 죽기 전 작성한 유언장을 통해 이누가미 가족 구성원들을 혼란에 빠트립니다. 이누가미 사헤이는 젊은 시절의 은인 노노미야 다이니를 잊지 못하고 다이니의 손녀인 타마요에게 사헤이의 손자 중 한 명을 선택해 결혼하면 그 부부가 모든 유산을 얻게 된다는 유언장을 남깁니다. 유언장에 남겨져 있던 조건부 상속은 가족들이 서로 시기하고 경쟁하게 만들었고 결국 그로 인해 끔찍한 비극이 시작됩니다. 킨다이치는 이누가미 사헤이의 죽음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하자, 누군가로부터 사건을 해결하라는 요청을 받습니다. 그러나 의뢰인은 킨다이치를 만나기 전에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하고, 킨다이치는 사헤이의 변호사였던 후루다테 고죠의 의뢰를 받아 이 기묘한 죽음을 파헤치기로 합니다. 유산을 상속받을 수 있는 아들은 세 명 스케토모, 스케타케, 스케키요 이 세 사람이었는데 이중 스케키요는 전쟁 중 얼굴을 다치는 바람에 기묘한 흰색 가면을 쓰고 사람들 앞에 나타나고, 사람들은 그가 진짜 스케키요인지 의심합니다. 그러던 중 스케토모가 끔찍한 모습으로 발견되고, 이후에 스케타케까지 죽음을 맞게 됩니다. 그들의 죽음은 정황상 타마요가 범인이라는 것을 암시하지만 확증은 없었기에 넘어가게 됩니다. 이후 사람들은 그들의 죽음의 배후에 마을에 흘러들어온 남자 야마다 산페이가 있을 거라고 의심하는데..
*결말
얼굴을 다쳐 가면을 쓴 스케키요가 사실은 스케키요가 아니고 아오누마 시즈마였다는게 밝혀진다. 아오누마 시즈마는 사헤이가 옛 애인인 아오누마 기쿠노와의 관계에서 낳은 사생아였고 사헤이의 세 부인인 마츠코, 다케코, 우메코가 과거에 자신의 어머니에게 저질렀던 만행을 복수하기 위해 이들 저택에 스케키요인척 행세를 하며 잠입해 일을 꾸몄던 것이었다. 그러나 스케토모와 스케타케를 죽인 진짜 범인은 그가 아니었고 사실 스케키요의 엄마인 마츠코였다. 마츠코는 시즈마가 자신의 아들이라고 착각을 했기 때문에 망가져버린 그의 몰골이 사실상 유산 상속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해 아들을 위해 범행을 꾸몄던 것이었다. 그걸 우연히 집에 돌아온 진짜 스케키요가 목격하게 되고 시즈마에게 협박받아 어머니의 범행을 감추는데 협력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후 어머니가 시즈마의 정체를 알게 되고 그마저 죽이게 되자 타마요를 죽이는 척해서 죄를 뒤집어쓴 채 자살하려고 했다. 이후에 긴다이치의 추리로 인해 모든 것이 밝혀지고 타마요가 스케키요를 선택함으로써 이누가미 가문의 모든 사업과 재산은 스케키요에게 넘어간다.
영화를 보고
이 영화를 보게 된 계기는 사실 특별히 없었다. 영화의 내용이 긴다이치 추리 시리즈였다는 것도 영화를 본 이후에 알았고, 그냥 추리영화를 찾아보던 중 우연히 보게된 것이었다. 영화는 상당히 흥미로웠는데 일본 특유의 감성은 확실히 이해하기가 좀 어려웠다. 김전일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고, 영화에서 그 특유의 기묘한 느낌이 잘 살아있는 것은 참 좋았다. 이누가미 일족의 비밀과 그것이 밝혀지면서 드러나는 정말 기분 나쁜 진실이 추리 영화로서의 재미는 살릴 것 같다. 그렇지만 긴다이치가 이렇다 하게 활약한 게 별로 없어서 이거 추리탐정물이 맞나 싶긴 했다. 그래도 기묘한 분위기 하나만으로 충분히 만족한다. 추리 영화나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그럭저럭 추천해 볼만한 영화이다. 긴다이치 시리즈 입문작으로는 강추!
파도의 추천 점수: 7.0
'영화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시민덕희 경찰이 못 잡으면 우리가 꼭 잡는다 (0) | 2024.03.21 |
---|---|
영화 '콩닥콩닥 블러시' 슬픔,사랑 그리고 구원 (4) | 2024.03.17 |
영화 '파묘' 민족적 상처와 트라우마 파헤치기 (0) | 2024.02.27 |
영화 '사바하' 미스터리한 신흥종교의 비밀 (0) | 2024.02.25 |
슬픔의 삼각형 자본주의 사회의 불평등 (2) | 2024.02.21 |